[Silver Pot] Mango Lassi
길고 지루한 장마철. 날이 아주 더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늘하고 상쾌한 것도 아니고. 묘하게 눅눅하고 꿉꿉해 기분이 가라앉기 쉬운 나날들. 이럴 때는 역시 맛있는 아이스티를 마셔주는 것이 좋은 기분전환이 된다.

오늘 선택한 차는 땡깡아지님께서 보내주신 실버포트의 망고라씨. 자잘한 잎에서 달콤한 향이 후욱 올라오는 것이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달달한 향이라면 아이스티로 끓여 실패할 확률이 아주 낮다.

찻잎 4g에 끓여서 식힌 물 250 ml를 붓고 실온에서 5시간을 우렸다. 아, 끓여서 식힌 물로 차를 우리면 차맛이 훨씬 깔끔하다.

수색은 보시다시피 진한 오렌지빛. 오옷. 이거 실물로 보면 진짜 기분이 좋아지는 색이다. 향을 맡아보니 음... 찻잎에서 올라오는 냄새보다는 약해졌지만, 그래도 꽤 향이 남아있는 편이다. 한 모금을 홀짝 마시니, 망고향이 먼저 코로 스며들고 혀 위에는 딸기풍선껌 향이 남는다. ...왜? 달큰한 향이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딸기풍선껌 향이라니 살짝 당황했다.

맛은 5시간 내외가 적절했는지 적당히 톡쏘며 시원스럽게 넘어간다. 그런데 오래 우리면 좀 독해질 것 같다. 그런데 이거 플레인으로도 괜찮지만, 밀크티로 마셔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했으면 실천을 하는 것이 맛난이를 추구하는 탐미(味)주의자의 자세. 찻잎 5g에 끓인 물 100ml을 넣고 2분을 우렸다. 밀크티를 마실 때 난 좀 오래 우리는 편인데, 자잘한 잎인데다 살짝 날카로워 오래 우리면 좀 쨍하는 맛이 날 것 같아 잎을 넉넉하게 넣는 대신 우리는 시간을 줄였다. 스포이드로 브랜디를 3방울 떨어뜨리고 차를 식힌 다음 찬 우유 120ml를 넣었다.


여름철 아이스 밀크티를 즐길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 끓여서 식힌 우유. 우유를 끓인 다음 조금 식기를 기다려 윗부분의 굳은 것을 걷어내고 우유를 쪼로록 따라 이렇게 병에 넣고 냉장고에 보관한다. 그냥 찬 우유를 그대로 부어 밀크티를 만들면, 냄새에 민감한 여름철에 우유의 비릿함이 거슬리는데 이렇게 끓여서 식힌 우유는 밀크티를 깔끔하게 만들어 준다.

밀크티는 달콤해야 맛있는 법! 설탕을 넣을까 하다가 꿀도 어울릴 것 같아 꿀로 당도를 조절해 꼴깍 마셔 보았다.

...오오오옷!!! 이거 좋다! 매우 좋다! 냉침차에서 느껴졌던 그 인공향이 거의 나지 않는다. 일본의 오렌지향 홍차를 마실 때 느꼈던 살짝 고무향이 나는 그 인공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훨씬 부드럽고 깔끔하고 달콤하다. 그리고 꿀을 섞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밀크티로 만들어 맛있는 차는 홍차우유로 만들어도 무척 맛있다. (ex:딜마의 캬라멜홍차) 그래서 망고라씨도 홍차우유로 한 번 만들어 보았다.

한 번 우린 찻잎에 끓여서 식힌 우유 200ml를 붓고 냉장고에 넣어 5시간 30분동안 냉침을 했다.

찻잎을 거른 후 꿀을 넣고 휘휘 저은 후 한 모금 꼴깍. 으음...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역시 그 인공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밀크티보다 맛이 약하고 향 자체가 캬라멜 홍차처럼 강렬한 차가 아니라 홍차우유로 만들 경우 좀 심심하다.

오늘의 교훈(?)은 잎이 자잘한 홍차는 냉침등으로 오래 우리지 말 것. 그리고 코 끝을 톡 쏘며 올라오는 향을 지닌 홍차도 냉침을 하지 말고 잎을 많이 넣는 대신 우리는 시간을 짧게 하면 독한 것을 피하는 내 취향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땡깡아지님, 정말 잘 마셨습니다. 넉넉하게 나누어주신 덕분에 이것저것 실험을 하며 제게 맞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어요. ^^

by 낭만늘보 | 2008/06/21 18:13 | ◈ teatime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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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쿠키스트 at 2008/06/21 19:20
밀크티!!!!!!!! 맛있겠어요 저도 무척 좋아라 하는데 (* ..)/
제가 좋아하는 가게가 있는데 그곳은 홍차로 만든 여러가지 밀크티 메뉴가 있어요
그중에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밀크티랑 이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오렌지와 홍차의 느낌이 어우러진 메뉴인데 제일 좋아라한답니다.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낭만늘보님의 티타임은 무척 맛있어보여요^^
Commented by 낭만늘보 at 2008/06/22 18:06
굉장히 달콤하면서 부드럽고 향긋한 밀크티가 나와서 정말 기뻤습니다. 잉글리쉬 블랙퍼스트로 만드는 밀크티는 저도 굉장히 좋아해요. 아이리쉬 모닝도요. 요즘 묵은 찻잎들을 빨리 없애느라 이것저것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고 있는데 마음에 쏙 드는 찻잎을 발견할 때마다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Commented by 키르난 at 2008/06/21 19:36
이번엔 간만의 밀크티.;ㅁ; 집에 있는 과일차는 위타드 베리베리베리뿐이라 밀크티만들어 마시기는 그렇지만, 포숑 애플티라도 꺼내 만들어 마셔야겠습니다.
Commented by 낭만늘보 at 2008/06/22 18:07
저도 올해엔 위타드의 후르츠 인퓨전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찻잎이... 묵은 찻잎이... 흑흑흑. 내년을 기약해야겠어요. 그러고 보니 포숑 애플티로 만든 밀크티도 참 맛있었어요. ^^
Commented by 나긔 at 2008/06/21 22:21
밸리서 왔지요<<
차 한잔에도 정성이 가득이세요^ㅂ^
입맛돋우는 오렌지빛이 너무 이쁩니다 ㅠㅠ/
Commented by 낭만늘보 at 2008/06/22 18:08
실제로 보면 진한 오렌지빛 수색이 정말 예뻐요. 좋게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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